핀란드 1기생 리터니 임현경양 유학수기
(2013년 8월 ~ 2014년 6월까지, 약 11개월 간 핀란드 Espoo에서 유학)

1. AFS 교환유학을 지원한 동기 (유학국가 선택 이유)


   처음에는 국제 공용어 영어를 사용하는 영어권국가나, 현재 전공중인 일본어를 사용할 수 있는 일본을 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다녀온 적이 있고, 미래에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국가에 1년이라는 시간을 보낼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1년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 소중한 시간을 보다 더 신선하고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동시에 현재 세계 교육 1·2위를 다투고 있는 핀란드라는 국가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고 교육 선진국으로 불리는 핀란드는 한국과는 또 어떤 점이 다른지... 핀란드의 언어는 영어, 한국어와 비교하여 어떻게 다르며 어떤 식으로 이루어져있는지, 자일리톨 외에는 또 무엇이 유명한지에 대한 호기심이 마구 샘솟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아주 특별한 도전을 해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교환학생으로 핀란드를 다녀온 한국 고등학생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라는 생각과 말이지요.

2. 유학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공강시간 커다란 홀에 있는 의자에 앉아 영어에세이를 작성하던 내 주위에 남학생들이 둘러앉아 자기들끼리 핀란드어로 속닥이며 웃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남학생들이 자기들끼리 농담을 주고받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곧 어느 한 소년이 큰 소리로 엉터리 중국어를 말하며 휴대폰으로 중국음악을 틀었고, 그와 동시에 제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던 남학생 무리가 웃기 시작했습니다. 그때서야 저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아차렸습니다. 머리가 멍해지고 연필을 잡은 손이 가늘게 떨려왔습니다. ‘아, 이것이 말로만 들었던 인종차별인가...?’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일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지만 울면 내가 저 애들한테 진다는 생각에 울 수도 없었고 입술을 물어가며 수업종이 칠 때까지 만을 기다렸습니다. 학교에서 의지할 수 있는 교장선생님께 찾아가 자초지정을 설명 드리고, 그 남학생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알고 보니 그 남학생들은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해 남아있었던 중학교의 학생들이였고 교장선생님은 저에게 어떤 벌을 내리고 싶은지 직접 결정을 하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제가 선택한 징계는 그 남학생들이 문화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 및 문화에 대하여 공부를 하게끔 하는 것이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겪었던 인종차별은, 핀란드에서의 처음으로 좋지 않았던 기억이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인종차별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절대로 저런 짓을 하면 안 되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던 사건이었습니다.

3. 유학 중 힘들었던 점 (다른 문화로 인한 컬쳐쇼크, 극복했던 방법 등)


   제가 갔었던 핀란드는 유럽 중에서도 생소한편에 속했던 북유럽 국가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동양인이 적었습니다. 그 때문인지 동양인을 보면 괜히 말을 걸거나 장난을 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는 다소 불쾌한기분이 들게끔 말을 거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인종 차별적인 말을 듣고, 이유도 없이 저에게 손가락으로 욕을 하는 등의 일을 겪어보니 충격이 컸고 굉장히 서러웠습니다. 한국에서 살아오면서 안일하게 생각했던 인종관련문제를 직면하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처음 인종차별적인 말을 들었을 때는 서럽고 분한 마음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상황이 몇 번 지속되다보니 점차 이성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할 때마다 항상 속상해 할 수는 없었고, 일부러 마음을 더 굳게 먹고 당당하게 행동했습니다. 또한 우리 사회에 팽배한 인종차별문제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4. AFS 교환유학을 통해 달라진 점, 앞으로의 진로


   핀란드로 교환유학을 가기 전까지만 해도 저의 모습은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사용에 겁이 많았고, 낯을 많이 가리고 다소 보수적인 경향이 있었던 학생이었습니다. 길거리에서 외국인이 길을 묻는 것에 대해서 부담스러움을 느끼기도 하고 낯선 사람들과의 어울림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교환유학을 통해서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예전에는 틀릴까 두려워 사용하지 않았던 외국어를 이젠 자신감 있게 사용하고, 세계 각국에서 온 친구들과도 거리낌 없이 어울립니다. 한국과는 또 다른 외국의 문화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포용력도 생겼습니다. AFS 교환유학은 제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국제경찰이 꿈인 저는, 외국문화를 이해하고 외국어를 구사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없어야하는데 이번 교환유학을 통해 이 부분들이 잘 형성되어 제 진로에 있어서도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5. AFS 교환유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교환유학은 신중히 생각하고 결정해야합니다. 특히나 입시를 앞두고 있는 고등학생이라면 더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진로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하고, 교환유학이 본인의 삶에 어느 정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합니다. “인생이라는 것은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항해와도 같다. “라고 생각합니다. 꿈을 만들고 도전하며 창조하는 일은 과도기적인 시기의 우리들에게 사회로 나가기 전의 시험무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두려워하기 전에 내 자신을 담금질하며 내일의 도전에 당당하게 맞서는 힘을 기를 수 있는 것이 교환유학의 긍정적인 효과라고 생각합니다.